청소년정책 실행력 강화를 위한 지역 청소년참여기구의 구조적 개선 방향
청소년의 사회참여는 단순한 의견 제시를 넘어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권리 실현을 의미한다.
특히 지역 단위에서 운영되는 청소년참여기구는 청소년정책의 형성과 집행 과정에 청소년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그러나 현실의 많은 참여기구는 형식적 운영에 그치거나, 구조적 권한 한계로 인해 정책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지역 청소년참여기구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실행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문화적 개선 방향을 다각도로 탐색하고자 한다.
1. 청소년참여기구의 개념과 현재 구조
청소년참여기구는 지역 청소년들이 지방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의견을 개진하고, 사업을 제안하며, 청소년 시책의 실행 모니터링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이다.
대표적으로 청소년운영위원회, 청소년참여위원회, 참여예산제 참여단 등이 있으며, 시·군·구 단위로 조직된다.
이들은 자문기구, 평가기구, 정책제안기구 등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구조상 비상근·비정규·비상설의 성격이 강하고, 행정의 결정 권한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2. 형식주의의 한계: 청소년참여의 탈정치화
현재 다수의 청소년참여기구는 '행정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 권한이 부재한 채 '프로그램 소비자' 또는 '홍보대사'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이 주도적 주체로 인정받기보다는 성인 중심의 행정 틀에 적응하는 대상이 되는 구조는 참여의 본질을 약화시킨다.
이는 청소년참여를 탈정치화된 청소년 활동으로 축소시키며, 자발성과 비판성을 억제한다.
이러한 경향은 참여가 반복될수록 청소년의 무력감과 회의감을 초래하고, 장기적으로는 청소년정책의 형식주의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3. 실질적 권한 강화 방안: 결정 참여와 집행 연결
참여기구의 실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소년이 단순 제안이 아닌 결정 구조에 참여하고, 그 제안이 정책 집행과 연동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예컨대, 참여기구에서 발의된 안건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지방의회 정례회의 상정 의무를 부여하거나, 청소년 예산 편성 과정에 청소년위원회 의견 반영을 의무화하는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위촉직 청소년위원이 아닌 선출직 대표를 포함한 이중 구조 설계를 통해 청소년 내부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확보하고 행정과의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4. 참여 문화 확산과 역량 기반 훈련 체계
구조적 개선과 병행하여 청소년의 정치·사회적 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단기적 워크숍 중심의 참여기술 훈련을 넘어, 비판적 사고, 사회변화 이론, 입법과정 이해, 갈등조정 등의 내용이 포함된 연속적 참여교육 모듈이 설계되어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지 참여기구 구성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교 시민교육, 지역 청소년센터,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일반 청소년에게도 확산 가능해야 한다.
이는 청소년참여의 '일상화'와 '생활화'를 위한 기반이 된다.
5. 행정과의 파트너십 구조 재설계
청소년참여기구와 행정기관 간의 관계를 '지원-수혜자' 관계에서 '파트너십'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이 기획한 사업에 대한 예산 자율권 부여, 성인 멘토의 공동운영, 의사결정 회의의 동등 참여 보장 등 구조적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위원의 정기 정책간담회 참여, 정책 검토서 제출 권한 확보, 기획단계의 사전 협의제 도입 등은 실행력을 실질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6. 통합적 거버넌스: 청소년, 학교, 지역사회의 연결
청소년참여기구의 정책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 지방의회, 시민단체 등과의 연계 네트워크가 강화되어야 한다.
예컨대 청소년참여기구와 학교자치회 간의 정기적 협력 체계, 청소년정책 조례의 공동 발의 경험, 시민단체와의 캠페인 협업 등은 참여의 외연을 넓히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다양한 기관의 피드백을 수렴하는 '정책 플랫폼' 형식으로의 진화는 청소년 주도 거버넌스의 핵심 방향이 된다.
7. 제도적 평가체계와 성과관리 기준 수립
청소년참여기구의 효과성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참여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체계와 성과지표 개발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참여활동의 제안 건수, 반영률, 정책 변화 유도 수준, 참여자 자기효능감 향상 등 다양한 정량·정성 지표를 도입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참여예산제 등 결과 중심 프로그램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및 지역 청소년 평가단 운영을 통해 내부 피드백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
이와 같은 평가체계는 참여기구의 제도적 정당성과 예산 지속성을 보장하는 기반이 된다.